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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하루하루/우리집 꽃들

2호의 재롱 발표회

어제 2호의 어린이집에서 꼬맹이들의 발표회가 있었다. 사실 나는 2호를 참석 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왜냐하면 꼬맹이들의 생체리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오후 6시 발표회였고 장소도 신호등이 없어 멈출 필요도 없는 시골 길임에도 40여분이나 가야하는 읍에서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은 휴가까지 내고 너무 가고 싶어 했다. 발표회에 안가겠다고 했는데 발표회 전날 진상 부모가 되서 ㅠㅠ 참석 가능한지 물었더니 다행히 선생님이 2호가 정말 잘한다며 ^^;; 환영해주셨다.

딸기를 사달라더니 의상이 딸기다. 요즘 딸기를 외친 이유가 이거였나보다.
열명남짓인가 좀 넘었나 했는데 무용을 하는 아이는 2호포함 4명.ㅋㅋㅋ

난 2호가 젤 왼쪽이라 순차적으로 아이들이 율동을 하는 무대인 줄 알았는데 ㅋㅋㅋ 그냥 공연 끝까지 서서만 있었다.^^

공연 전반을 보면서 내가 중점적으로 본것은 선생님들의 아이를 다루는 태도였다. 자칫 이런 보여주기식 행사로 아이들의 정서가 학대 당하는건 너무나 비일비재 했기 때문이다.

강하게 팔을 잡아 끌어 자리를 잡게 한다거나 아이들이 경직 댄다거나 주의집중을 위한 과도한 액션을 취하는 것등. 관객석에 부모가 있으니 조심하겠지 하겠지만 몸에 배면 쉽게 바꿔지기도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공연을 보며 안심했다. 아이들의 영혼이 자유로웠다.ㅋㅋ 서있는 아이, 뒤에서 장난치는 아이 순서와 상관 없이 빙글빙글 도는 아이, 옷만 만지작 거리는 아이.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하는 아이ㅋㅋㅋㅋㅋ

부모가 바라는 모습은 잘하는 공연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노는 모습 그대로의 발표다.

몇유치원의 발표의 준비 과정을 봐 왔기에 난 이런 보여주기식 발표를 극도로 싫어 하고 폐지를 원하는 것에는 변화가 없지만 그나마 조금 안심이 된 발표여서 다행이였다.

아이에게 장미꽃 세송이를 다발로 만들어서 선물했다. 아이를 아는 꽃집  할머니가 고놈이 벌써 커서 발표를 하냐며 한송이를 따로 포장해 선물로 주셨다.

집에 와서 작은 꽃병에 꽂아 식탁에 두니 2호가 자기 꽃이라며 아주 좋아한다.

우리집에 무용 잘하는 인물이 없었는데 2호가 우리집 무용계의 샛별로 전격 떠올랐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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