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의 하루하루/우리집 꽃들

스피드 보트 타기

울 1호는 착할 때는 어리숙해 보일만큼 착하다. 1학년 2학년 때는 바지에 똥을 싸는 친구가 있었는데 놀리지 않고 같이 놀아주다가 같이 놀림을 받기도 했고, 3학년 때는 친구들이 은근히 따돌리는 친구와 절친이 되어 같이 따돌림을 받아 울기도 했다.

-엄마 친구들인데 왜 다 같이 안 놀아?

-_-;;; 같은 학교 같은 반이여도 친구가 아닐 수 있다고... 야박하게 어른의 기준으로 설명을 해주기도 하고 달래기도 했었는데... 좋게 말하면 속 깊고 인정 많은 성격, 아주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_-;; 성격이 참 변하기 어렵다.

그 성격 덕에 바뀐 홈스테이. 친구들을 대신해 혼자 1인 1홈스테이로 간 우리 1호가 복을 제대로 받고 있다. 아님 그간 착하게 지내고 따돌림 당해도 잘 참고 이겨낸 덕을 보는 건지

오늘 홈스테이 마미는 1호에게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까지 한보따리 사주었다. 1호가 계산 하려고 마음껏 골랐는데 마미가 다 사주셨다.

맥도널드에서 영상통화를 하는데.. 얼떨결에 마미와 인사를 하느라...왜 늘 영어 앞에선 작아지는지ㅠㅠ 땡큐소머치도 못하고 ㅠㅠㅠㅠㅠㅠ

뉴질랜드서 가장 큰 호수가 있는 동네. 1호가 스피드 보트가 타고 싶다고 한걸 기억하시고 홈스테이 대디가  스피드보트도 태워 주셨다.

ㅋㅋ 싸이트에서 캡쳐해 온 사진 들이다. 사는 건데ㅋㅋ 1호가 안산다고 했다고 한다.

오늘 하루 낮동안에만 1호를 위해 한화로 치면 30만원 정도의 돈을 쓰신 거다.

안그래도 다른 홈스테이로 간 어학연수단의 몇몇이 불만이 가득이던데 1호가 간 곳의 부모님은 1호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맞춰주시고 뭐라도 해 주시려 노력하니 나는 그 고마움을 어찌 갚을까 고심 중이다.

울2호, 3호와 또래가 있는데다가 마미는 1호가 다니는 초등학교와는 다른 초등학교 선생님이기도 하니 얼마나 바쁠까?
 
마음을 가득 담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드리러 마트를 들릴 때마다 때굴때굴 눈을 굴리고 틈틈히 유아용품도 서치 하고 있다.

이렇게 큰 우주에서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이렇게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이어진 이 인연이 고맙다.

어학연수단에 합격하고 가는 마지막 날까지 나의 기도는 나보다 좋은 홈스테이 가족을, 마미를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였다. 마음을 다해 빌었더니 하늘에 닿은 것이다

스피드보트를 타고 비싼 선물을 받은 것에 감동한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귀를 기울여 주는 것. 대디는 1호에게 보트를 태워주고 급히 초대 받은 생일파티에 갔고 마미는 1호가 다시 한국 학교로 갔을 때 친구들과 잘지내길 바라며 그들의 선물을 사주신 것 그런 마음을 써 주는 것에 큰 감동을 받고 고마운 것이다.

마음은 뒤집어 보여 줄 수 없으니 표현하려 애쓸 수 밖에 없다.
내게는 멀고 낯선 뉴질랜드인. 1호에게 뭘 좋아하는지 알아보라는 미션을 내렸다.
1호가 자연스럽게 미션을 클리어 해 주실 기다릴 뿐이다.





'한국의 하루하루 > 우리집 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이 좋아요~  (18) 2018.11.13
티라노사우루스 뭐하니?  (9) 2018.11.13
야!! 뛰어~  (6) 2018.11.07
힘쎈 2호!!  (17) 2018.11.06
웃고 있구나♡  (7) 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