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니카 2018. 11. 5. 20:31
웃고 있구나. 나의 1호♡
정말 오랫만에 보는 순수함으로 가득찬 1호의 밝은 얼굴을 한참 들여다 본다.

동생들 없을 때 이 세상 오직 하나 였던 나의 분신을 내가 얼마나 애지중지 했던가......
과도기도 없이 너무 급박하게 아기에서 초등학생으로의 역할 하기를 강요한 야박한 엄마가 나다.

자꾸 못살던 시절에 일찍 철들어 지냈던 늙은 엄마의 삶과 비교하고 넌 왜 못하니? 속터져하며 한심하게 보기도 했었다. 그때마다 특유의 빛을 잃던 너의 표정.

그런 흐린 빛이 전혀 없이 웃고 있구나.

나의 1호, 나의 엘라에게는 잠 못 자는 입시 지옥도 낮아지는 자존감에 슬퍼할 직장 생활도 겪게 하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가 없겠지.
자기가 익히고 헤쳐나가게 묵묵히 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겠지....
곰엄마가 새끼곰을 키우듯 나도 그래야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딸이 웃고 있다.
너무 아름답게, 너무 해맑게 웃고 있어서 현실의 나는 조금 슬프다....